법원, 일단 의무 반대측 손 들어줘
미 정부가 민간 기업 근로자에 접종을 의무화하자 텍사스·루이지애나주 등 일부 주와 기업들은 “정부가 권한을 남용했다”며 5일 공동으로 법원에 진정을 냈는데, 법원이 일단 이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서 지난 4일 미 노동부 산하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100명 이상 기업의 근로자는 내년 1월 4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백신 미접종시 근로자는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마스크를 써야하며 이런 조치를 위반하는 고용주는 한 건당 1만4000달러(약 1600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미 전역의 근로자 약 8400만 명에 영향을 미치며 이중 약 3100만 명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전했다.
법원 美 정부에 8일까지 입장 요청…”힘든 싸움”
하지만 NYT는 “법원의 이번 결정은 바이든 정부가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기업을 상대로 하는 가장 큰 노력에서 힘든 싸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했다. 정부의 뜻대로 일이 추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원의 이번 결정 후 미 노동부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시마 난다는 성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은 OSHA가 심각한 위험에 처한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비상 사태에서 신속히 행동할 수 있는 권한을 분명히 부여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부의 접종 의무화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에 근거한 조치란 의미다. 이어 그는 “우리는 법정에서 이 기준을 변호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유 위한 승리” VS “정치적 판결”
미 정부의 접종 의무화와 법원의 결정은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OSHA의 불법적인 백신 의무화에 대해 바이든 정부를 고소했다”며 “우린 이겼다. 하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정부의 위헌적 행위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고용주와 고용인들의 자유를 위한 중대한 승리”라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OSHA 청장을 지낸 데이비드 마이클스는 “정치적 동기가 있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CNBC는 이번 결정을 한 세 명의 판사는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시카고시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법원은 시카고시의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경찰노조의 신청을 인용했다. 시카고시가 12월 31일까지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해고나 징계 조치하겠다고 고지한 데 대해 법원은 접종 강제와 해고·징계에 대한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임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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