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존슨 상원의원, 은폐 보고서 공개
“백신 부작용 축소, CDC 웹사이트에 게재“
이스라엘 보건부로부터 부작용 보고 받기도
모더나·화이자와 부작용 소통, 국민에겐 비공개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 발생 가능성을 파악했음에도 위험성을 축소하고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백신 안전성을 홍보했던 만큼, 부작용 은폐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심근염 위험성, 웹사이트에만 게재
21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위스콘신주)은 최근 미 의회에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부작용 은폐 의혹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존슨 의원은 팬데믹 기간 중 백신 부작용에 관한 의회 청문회를 개최했으며, 올해 초에는 미 보건복지부(HHS)에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데이터와 팬데믹 관련 의사소통 기록 제출을 요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존슨 의원이 미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보한 2473페이지 분량의 기록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HHS 관계자들은 심근염에 대한 공식 경고를 보건 경보 네트워크(HAN)를 통해 배포할 예정이었다. HA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국의 의사, 보건 당국, 의료 연구소 등에 중요한 건강 경보를 공유하는 주요 수단이다. 그러나 CDC와 미 식품의약국(FDA) 관계자들은 HAN을 통해 백신 부작용을 경고하는 대신, CDC 웹사이트에 심근염 관련 임상적 권고사항을 게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CDC 경고문 초안이 백신의 잠재적 부작용보다 이점을 강조해 위험성을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미 방역 책임자였던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게 ‘심근염 발생 가능성은 경미하며, 종종 치료 없이도 사라진다’고 말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사례 보고 받고도 묵살
미 보건 당국이 2021년 2월 이스라엘 보건부로부터 “특히 젊은 층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심근염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음에도 이를 묵살한 정황이 보고서에 담겼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16세에서 30세 사이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백신 접종 후 심근염 발병 사례가 증가했다. 같은 해 4월 CDC 관계자들은 국방부와 이스라엘 데이터를 근거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과 심근염의 관련성에 대한 ‘안전 신호(safety signals)’를 논의했으나, 대중에게 즉각적인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CDC 관계자들이 심근염 위험과 관련해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와 화이자 측과도 소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존슨 의원이 확보한 미 보건 당국자들 간 회의 메모에는 2021년 5월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VAERS)이 현재 심근염 및 심낭염 징후를 보여주고 있느냐”는 질문과 ’16~17세, 18~24세 연령대에서 그렇다’라는 답변이 적혀 있다. VAERS에는 미국에서 1600건 이상의 심근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대부분은 12~29세의 젊은 남성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후 발생했다.
보고서는 “보건 당국은 미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서 생성된 정보는 미국 국민의 자산이며, 완전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의 위험성을 축소하고 mRNA 백신과 관련된 심장 부작용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하는 것을 지연시켜 국민 건강을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CDC도 코로나19 백신과 심근염의 상관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한 상태다. CNN에 따르면 CDC는 지난달 독립적인 백신 자문위원들에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심근염 위험 증가를 보였다고 알렸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드물게 발생했으며, “2022년 이후 투여된 백신에서는 심근염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에 심근염 등 심장 질환 관련 경고문을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FDA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에 새 경고 라벨을 부착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모더나 백신에 18~24세 사이 남성, 화이자 백신에 12~17세 사이 남성에서 심장 질환 위험이 가장 높다는 경고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새 라벨은 두 백신 모두 16~25세 사이 남성을 대상으로 한 경고 문구로 변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