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 건강의 가장 큰 위협은 제약업계가 의학을 지배한 것과 식품업계가 식탁을 점령한 것이다.
식품공학은 업계를 섬기는 학문이지 건강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미안하지만 눈곱만큼도 없다. 그들에게 식품첨가물은 느슨한 법을 통과할 정도로만 안전하면 충분하다.
어떻게 하면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식재료 값을 줄일 수 있을까? 값싼 식품첨가물을 개발하는 데 매진한다. 원가를 절감해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이 유일한 관심사다. 기업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제약업계의 최대관심사는 질병퇴치나 인류의 건강이 아니라 최대매출과 이윤, 그리고 주가상승인 것과 매한가지.
이것을 이해 하는 것이 어려운가?
그래서 기업들이 제공하는 불량과학을 등에 업은 ‘일부’ 식품공학자들의 기세가 등등하다. 대한민국에서만은 그렇다.
MSG, GMO… 아무거나 먹어도 안전하다는 그 들의 말은 사실 위안이 되기도 하고 반갑게 들리기도 하다. 현대과학이 그렇게 증명한다고 말해주니 더욱 든든하다. 허나, 담배도 몸에 좋다고 하는 연구논문이 나오면 많은 이들이 반가워 할 것이다.
미국에선 실제로 그런 시절이 있었다. 1960년대까지 담배는 건강식품이었다. 식사후 소화를 돕는다고 하여 흡연이 권장되었다. 미국의사협회나 미국질병통제센터(CDC)까지 나서서 담배를 옹호했던 시절이 있었다. 담배업계가 의사협회와 질병통제센터를 돈으로 매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신문, 잡지, TV의 담배 광고모델은 카우보이 이전에 의사였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돈만 추구하면 무슨 짓이든 저지른다.
과학도 소유할 수 있고, 언론도 통제할 수 있다. 기업으로부터 받은 연구과제와 일치하는 연구결과를 내는 과학자는 연구비도 많이 타내고 승승장구한다. 반면, 기업의 이윤에 반하는 연구를 하는 학자들은 어김없이 가혹한 공격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진정한 과학정신을 유지하는 과학자들은 얼마 없고 청부과학자들이 설치는 세상이다. 돈을 받고 가습기살균제가 안전하다는 연구발표를 했던 서울대 교수가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이유다.
기업을 광고주로 섬기는 상업 언론들 역시 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들어야 할 정보를 듣는 것이 아니라 주는 정보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왜 공중파 방송국이 MSG를 향한 국민적 오해를 안타까워하며 이를 풀기 위한 친절한 홍보(?)방송을 제작해야만 했냐는 거다. 아무도 몰라도 그만일 정보를… MSG가 좋다는 것이 대세가 되어버린 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밖에 없다. 방송 하나로 인해 벌어진 결과다.
그 결과 이상한 사회분위기가 조성 되었다. 유기농을 고집하거나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면, 주변에서는 유난 떨지 말고 대충 먹고 살라며 눈살을 찌푸린다. 반면, 전혀 운동하지 않고 패스트푸드나 과자, 라면 같은 가공(가짜)식품만 먹고 사는 건 아무도 뭐라고하지 않는다.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 되어있다.
그 결과물이 한국인들의 건강상태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아이들의 건강상태다.
대한민국 아동들의 자폐증가율이 세계 1위가 될 일이 없다. 성인 남성 2명 중 1명이 암에 걸리고, 갈수록 당뇨, 고혈압 환자는 늘어만 간다.
이제 유전이란 말은 무색하기만 하다.
무슨 놈의 유전자가 그토록 빠르게 변한단 말인가? 지난 십여 년간 빠르게 바뀐 것은 환경이고, 그 중에서도 새로운 식품첨가물이 수도 없이 추가 되었다. 지금 아이들이 먹는 식품첨가물은 우리 세대가 어렸을 때 먹었던 식품첨가물과 비교하면 그 종류도 많을 뿐더러 차원이 다르다.
미국의 담배업계들이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자인하기까지 30년 이상 오랜 세월이 걸렸다. 담배업계가 착해서, 혹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반성을 통해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 길고 지루한 싸움, 법정 다툼을 통해 얻어 낸 결과였다. 깨어있는 일부 소비자들이 기업과 싸웠기 때문에 얻은 결과이다. 그냥 뒀으면 지금도 담배는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식품공학자에게 식품첨가물이 안전하냐고 묻는 것은 담배 세일즈맨에게 담배가 몸에 좋냐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요리사 백종원씨는 설탕을 가득 넣는 비밀 아닌 비밀(?)을 당당히 공개함으로 사랑 받았다. 원래 솔직하면 매력이 있다. 그래서 나도 백종원씨를 좋아한다. 백종원씨는 요리사니까 그렇다. 요리사에게 맛있고 손쉬운 음식을 요구하지 건강식을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식품업계를 향한 제대로된 기대와 인식이 필요하다.
환자를 보는 입장에서,
1) 염증반응으로 인해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
2) 당뇨, 고혈압, 과체중의 대사증후군 환자들…
3) 살을 빼고 싶은 다이어트 환자들…
4) 아이들 아토피… 등등
가공식품부터 끊고 시작한다.
가공식품만 끊어도 많은 것이 바뀐다. 가공식품을 지금까지 먹어오던 대로 계속 먹으면서는 아무것도 못 고친다. 그냥 약 먹고 관리하는 수 밖에 없다.
그냥 임상에서 내 경험이 그렇다. 반대론자들은 공격할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고.
하지만, ‘경험주의’도 과학이고 훌륭한 의학이다. 진정한 과학정신이 실종된 시대에 ‘과학주의자’들은 절대 이해 못 할…
영어로 된 연구논문 몇 편 읽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돌볼줄 알아야 한다. 나중에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어쩌자고 연구 논문만 쥐고 흔들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기업들의 이익만 대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