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적인 자연주의자들이 영양제도 화학물질이라며 음식만 잘 먹으면 된다는 주장을 종종 하곤 하는데, 그 말에는 진실이 담겨있지만 한편으로는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몽상가적인 발상이다.
우선 대부분의 영양제는 화학물질이 아닐 뿐더러, 영양제를 둘러싼 문제는
1. 난무하는 저질 성분들과
2. 이를 둘러싼 미흡한 규제
3. 정글과도 같이 약탈적인
시장 환경에 문제가 있는 거지 영양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먼저, 확실히 밝히고 넘어갈 것은
1. 영양제를 옹호하는 글이 아니고,
2.나 자신도 오랜 세월 영양제에 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으며,
3.영양제가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제대로 된 식사를 대신 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개념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
기억하기도 쉬운 이 문구는 영국 격언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건강한 먹거리를 먹는 것과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식품은 대부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꽤 오랫동안 보관되어야 하며, 영양이 풍부하지 못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스트레스는 더 많아졌고, 수면 시간은 더 짧아졌으며,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그리고 특히 중년이 되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요구량은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
전에 잘 만들어내던 물질들을 우리 몸이 더 이상 못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영양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음식의 진짜 역할은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지?
그리고 보충제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와 단지 비싼 소변만 만드는 경우를 구분할 줄 아는 판단력이 필요한데, 지금부터 근거중심적으로 살펴보자.
+ + + + + +
분명히, 평소 음식도 신경쓰고, 적당한 운동도 꾸준히 해 주고, 밤에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해야 할 일은 다 하고 있는것 같은데 “왜 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을까?”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이나 카페에 질문하시는 분들로부터 흔하게 접하는 고민이다.
먼저 영양소의 명확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영양소(nutrients)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재료(building blocks)에 해당한다.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필수 지방산을 포함한다.
몸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원재료들이다.
에너지 생성, 호르몬 생성, 뇌의 화학 작용, 면역 기능, 조직의 회복, 그리고 해독(detox) 경로까지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보충제는 이러한 기본 재료를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혹은 우리 몸이 이러한 영양소를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물질들이다.
당연히 보충제는 음식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치품도 아니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은 음식이 맞다.
왜냐하면 음식은 단백질, 자방산, 식이섬유, 파이토뉴트리언트 (식물영양소) 수천 가지 화합물들을 하나의 온전한 패키지로 제공하고, 우리 몸은 자연 그대로의 패키지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양파의 케르세틴’이 아니라, 양파에 케르세틴을 포함한 알리신, 비타민C, 칼륨, 식이섬유 다른 영양소들 모두를 함께 먹는것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음식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들과 화합물질들을 현대과학이 아직까지 완전히 다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이라, 캡슐 하나로는 이러한 복잡성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
산삼의 사포닌이 좋다고 이해하는게 현대 영양학과 보충제의 실체지만 ‘사포닌 말고 다른 영양소가 있는건 아닌지?’ ‘다른 영양소들과 비율이 맞을때만 사포닌도 효과를 낼 수 있는건 아닌지?’ 지금으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블루베리, 버섯, 사과, 소고기 흔한 음식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진짜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영양이 충분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주 훌륭한 식단을 먹고 있어도 현실적인 다양한 이유 때문에 얼마든지 영양이 부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 식품의 품질 긴 운송 시간과 보관 기간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장에서의 흡수 문제 약물, 삶의 변화 등 모든 것이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모든 사람이 수많은 보충제를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것은 분명하다.
목표는 보충제를 많이 먹는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이고 실용적이며, 가장 근거 중심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앞서 밝혀지만 나 또한 보충제를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국 깨닳은 사실은 아무리 식사를 잘해도 음식만으로는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는 없다.
평소 식사를 엉망으로 먹으면서 보충제가 그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건강한 삶의 핵심에는 언제나 양질의 자연식 위주의 식단이 있다.
다만 아무리 훌륭한 식단을 먹더라도, 이제는 음식만으로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모두 얻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면,
먼저 우리가 음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어디에서 얻는지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음식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는 음식이 아닌것들도 많다는 것 또한 현실이다.
산업형 농업에서 토양 상태는 엉망이다.
토양에는 비료와 농약이 가득하다.
원래는 토양 속 미생물과 토양 속 영양소 사이에는 서로 긴밀한 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식물은 그러한 영양소를 토양으로부터 흡수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화학비료와 각종 화학물질은 이러한 관계를 손상시켰다.
이는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군을 손상시키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결국 남는 것은 거의 죽어버린 토양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농지는 영양이 거의 없는 흙에 불과한 상태라, 과일과 채소는 겉보기에는 먹음직 스럽지만 실제로는 영양소가 거의 없는 상태로 빈 껍데기만 재배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많은 산업형 농장은 같은 작물을 해마다, 또 해마다, 쉬지않고 반복해서 재배한다.
이러한 재배 방식은 토양 속 영양소를 더욱 고갈시킨다.
토양의 탄소는 손실되고 토양의 침식은 증가한다.
이것이 수십 년 동안 반복되면서 결국 토양 자체의 영양 성분은 실제로 변해 버렸다.
토양에 영양이 부족하니 식물 역시 영양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동물은 그러한 식물을 먹는다.
따라서 동물의 영양 구성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육식을 하더라도 영양소는 부족해진다.
농작물에 뿌려진 비료가 모두 작물에 흡수되는 것도 아니다.
질소의 50% 이상이 환경으로 스며든다.
비료 속 암모니아, 질산염, 그리고 다른 질소 성분들은 지하수와 강을 거쳐 결국 바다까지 흘러들어간다.
그 결과 산소 농도가 감소하고 해조류가 과도하게 증식하며 수생 생물이 피해를 입게 된다.
현재의 산업형 농업은 토양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속도보다 100배에서 1,000배 빠른 속도로 토양을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토양에서 끝나지 않는다.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서도 영양소를 계속 잃어간다.
식물을 땅에서 수확하는 순간부터 영양소는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만약 집 뒷마당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한다고 해도 부엌 식탁까지 가져오는 동안 이미 일부 영양소는 사라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뒷마당에서 직접 식량을 재배하지도 않을 뿐더러,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은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과일과 채소를 동네 마트로 운송하고 있다.
우리가 구입하는 대부분의 농산물은 먼 거리를 이동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편리하고 구매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장점일뿐, 건강적 측면에서는 단점이다.
농장에서 직접 따 먹는 과일과 마트에서 사먹는 과일의 맛이 다른 이유는 실제로 음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서 직접 건진 해산물과 식당 수조에서 건진 해산물의 맛이 다른것과 일맥상통한다.
현대 식품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는 현대 식품 공급망 전체에 존재하는 독성 부담(toxic load)일 것이다.
납(lead), 수은(mercury), 비소(arsenic), 카드뮴(cadmium)과 같은 중금속들이 환경 속에 존재하며, 이러한 중금속은 음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량씩 우리 몸에 들어온다.
그게 다가 아니다.
어디에 사느냐와 지역 수도 시설 상태에 따라 식수를 통한 납 노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거기에 더해 산업용 화학물질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식품들과 접촉한다.
예를 들면 농사에 사용하는 글리포세이트, 플라스틱과 포장재에서 나오는 BPA와 같은 화합물들이 있다.
이러한 노출은 단지 우리 몸속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식물이 자라는 환경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토양, 수질, 그리고 식물의 건강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몸이 처리해야 하는 환경 독소적 부담이 많아질수록, 해독과 조직 회복에 필요한 특정 영양소의 요구량도 증가하게 된다.
해독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의 수요는 증가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충분한 영양 상태(nutrient sufficiency)가 더욱 절실하고 중요할수밖에 없다.
예전에 굶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풍족하고 그래서 수명도 늘어났고 ‘이정도면 만족스럽지 않냐?’ 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건강 문제에 있어서 적당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은 사람이라면 어차피 나와 대화가 통하는 부류는 아니다.
나이들었으니 적당히 관절염도 있고 피부는 쳐지고, 배도 좀 나오고, 소화도 잘 안되고, 혈압도 높아서 누구나 다 약 먹고 사는거 아니냐고 하는 것이 평범한 인식일 것이다.
현대 농업에서 유전자 조작 작물 GMO는 흔한 일상이 되었다.
GMO는 사람들의 의견이 매우 강하게 갈리는 주제지만, GMO의 문제는 유전자를 조작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유전자를 조작하는 이유에 있다.
더 많은 제초제를 사용하기 위해, 해충으로부터 내성을 키우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다 보니, 유전자 조작 작물은 당연하게도 더 많은 글리포세이트 제초제에 노출된다.
농업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상품적 가치를 높이는 측면에서는 실제로 분명한 장점도 있을 수 있다.
동시에 인정해야 하는 것은 대가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현대 농업이 우선시 하는 것은 높은 생산량(high yield), 긴 저장 기간(longer shelf life), 과일과 채소가 상품적으로 얼마나 아름답고 균일하게 보이는지 등이다.
반면 영양가치나 영양소의 밀도는 우선순위가 아닌걸 넘어 아예 관심 밖이다.
GMO에 반대를 하던 찬성을 하던 인정할수밖에 없는 현실은 현대의 식품 공급 시스템이 인위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시 질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음식만으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결론은 현대인들의 건강상태에 있다.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10명 중 4명은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만성질환은 영양소에 대한 필요량을 증가시킨다.
아프거나 질병과 싸우고 있을 때에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감염되면 비타민C 요구량이 증가하는 것을 예로 들수 있다.
의료계 역시 특정 집단은 영양이 결핍 되었을 때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령자는 비타민 B12와 비타민 D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알코올 의존 환자는 엽산(folate), 비타민 B6, 비타민 B12, 티아민(thiamine)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입원 환자 역시 엽산과 기타 수용성 비타민이 일반인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비타민의 섭취 부족이나 미세한 결핍이 심혈관질환, 암,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의료계도 대체로 이에 동의한다.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거나, 알코올 의존 상태이거나, 임신 중이라면, 평소보다 더 많은 비타민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증명된 사실이다.
하지만 겉보기에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의사에게 “보충제를 먹는다.”고 말하면, 의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그런건 필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런데 병에 걸리는 순간에는 갑자기 영양소가 더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흥미로운 점은, 병이 있는 환자일수록 약을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인데, 약물도 영양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틴이 코엔자임 Q10의 생성 자체를 억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비타민 B12가 부족해 질 수 있다.
위산 역류나 속쓰림 때문에 위산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B12의 흡수가 감소할 수 있다.
항경련제(anticonvulsants)는 칼슘, 비타민 D, 엽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뇨제를 복용하면 마그네슘과 칼륨이 감소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 기반 경구피임약 복용이 엽산과 마그네슘 부족에 기여할 수 있다.
약물만이 문제는 아니다.
섭취를 못하는 것만의 문제는 아니다
흡수를 못하는 것만의 문제도 아니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빠른 것도 문제다.
스트레스 없는 현대인이 드물다.
스트레스는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교감신경 활성화, 코르티솔 증가, 염증 증가, 산화 스트레스 증가, 혈당 변동을 일으키며 특정 영양소의 소비를 크게 증가시킨다.
특히 만성 스트레스에서는 일부 영양소가 정상인보다 훨씬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
고갈되는 정도에 따라 정리하자면,
마그네슘, 비타민 C, 비타민 B군 (특히 B5, B6), 아연, 셀레늄, 오메가-3, 글루타치온, CoQ10 (특히 고령자나 스타틴 복용자), 크레아틴 (두뇌사용과 운동을 함께 할 경우), 단백질 (글루타민, 글리신 등 아미노산) 등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갈되는 대표적인 영양소들이다.
특히 마그네슘 결핍은 근육 경련을 일으키는데 심장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고, 쉽게 경련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근육이기 때문에 심장 근육에는 일반 근육에 비해 마그네슘 농도가 20배 이상 높게 유지된다.
그러니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마그네슘 결핍이 심해지면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혈관이 막힌것도 아니고 검사 결과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기 때문에 미리 예방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변 사람들이나 의료진들은 평소에 건강했는데 안타깝고 이상하다고 여기는 경우 중에는 스트레스에 의한 마그네슘 고갈이 많다.
부신은 인체에서 비타민 C 농도가 가장 높은 기관 중 하나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르티솔 합성, 카테콜아민(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생성, 활성산소 제거를 위해 비타민 C가 대량으로 사용된다.
심한 감염이나 외상에서는 혈중 비타민 C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타민 B군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ATP 생산 증가, 신경전달물질 합성 증가, 메틸화 증가 때문에 B군 소비량이 증가한다.
특히 비타민 B5(판토텐산)는 별명이 ‘항스트레스 비타민’일 정도로 부신 호르몬 합성에 중요하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해 고갈되는 것이다.
비타민 B6의 경우, 세로토닌, GABA, 도파민 생성에 필수다.
스트레스는 면역세포 활성, 염증 반응, 조직 회복을 증가시켜 아연 소비가 늘어난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항산화 효소인 글루타치온 과산화효소(Glutathione peroxidase) 활성이 증가하면서 갑상선 기능 유지에 중요한 셀레늄의 요구량도 올라간다.
오메가3의 경우 직접적으로 고갈된다기 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염증 증가와 산화 증가로 인해 소비가 늘어난다.
글루타치온은 영양소라기보다 체내 항산화 물질이지만, 스트레스가 심하면 활성산소 제거와 해독 과정에서 매우 빠르게 소진되어 감소한다.
이를 회복하려면 NAC, 글리신, 시스테인, 셀레늄 등의 공급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미토콘드리아의 ATP 생산을 증가시키므로 CoQ10 소비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서는 뇌의 ATP 소비가 증가하면서 크레아틴 인산 시스템의 부담이 커진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된 코르티솔은 근육 단백질 분해를 촉진한다. 글루타민, 글리신, 타우린 같은 아미노산의 요구량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글루타민은 장 점막과 면역세포의 주요 연료이기 때문에 만성 스트레스에서 감소하기 쉽다.
지금까지 내용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음식만으로 모든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라 할 수 있다.
기능의학 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영양소를 활용하는 이유기도 하다. 영양소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니 활용하는 것 뿐이다.
물론 내가 먹을 음식들을 직접 농장에서 재배하고, 토양과 물을 스스로 관리하며, 직접 사냥한 고기를 먹고, 환경 독소를 피하며, 약을 먹지 않고, 충분한 햇빛을 쬐며, 서카디언 리듬에 맞춰 스트레스가 완전히 배제된 완벽한 환경에서 살아간다면 어쩌면 보충제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아마도 보충제가 필요할 가능성이 더 크다.
식품 공급 체계는 과거에 비해 영양가 없는 식품을 생산해 내고 있고, 환경적 독소 부담은 증가하는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하는 상황인데, 현실적으로는 영양소 결핍을 겪다보니 다양한 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의료계나 대부분의 의사들이 영양학적 가치를 간과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대에서 못배워서만은 아니다.
현대의학적인 관점과 기준에서 봤을때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것에 분명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영양소를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검사법은 아직 많지 않다.
또한 모든 영양소에 대해 표준화된 검사 방법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비타민 D처럼 일부 영양소는 혈액검사로 쉽게 측정이 가능하다. 어떤 영양소는 소변으로 검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모발 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영양소나 혈액보다 세포에 많은 영양소들은 검사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의학적인 관점과는 다르게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더해 의학적인 측정 방법의 어려움 말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현대 영양학에서는 ‘권장식이섭취량’ RDA(Recommended Dietary Allowance)를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식품 포장지 뒷면의 영양정보란에 RDA가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RDA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에게 지급할 식량 배급량을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다.
그 목적은 구루병(rickets), 괴혈병(scurvy)과 같은 심각한 결핍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었다.
즉 결핍을 예방하는 최소량일 뿐, 최적의 건강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수정은 이루어졌지만, 권장 용량 자체에 큰 변화는 없었다.
예를 들어 현재 비타민 E의 RDA는 하루 15mg이다.
하지만 암 위험과 관련된 일부 연구에서는 400~800mg 정도를 이야기한다.
15mg과 400~800mg는 엄청난 차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적 용량을 만드는 일도 매우 어렵다.
일정 효과를 기대하는 정량이 정해진 약학 기준에서 영양소를 이해하려면 여러 난관에 부딛히는 이유다.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위한 기준을 RDA로 설정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RDA는 최소 기준(minimum bar)일 뿐 최적 기준(optimal bar)은 아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처럼 낮은 기준의 RDA로 보더라도 영양소 부족은 매우 흔하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94%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
89%는 비타민 E가 부족하다.
67%는 비타민 K가 부족하다.
52%는 마그네슘이 부족하다.
44%는 칼슘이 부족하다.
43%는 비타민 A가 부족하다.
‘최적 수준(optimal level)은 커녕 최저 수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비율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특정 질환을 치료하거나 보조하기 위해 메가도스(고용량) 영양소를 사용하는 연구들도 있다.
특정 질환이나 증상에서 어느 정도의 용량을 사용해야 하는지 끊임 없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지만, 특정 시점에서 한 사람의 영양 상태를 완벽하게 검사하는 것은 아직 쉽지 않다.
심지어 정상 범위 자체도 논란이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검사 가능한 것들은 비타민 D, 비타민 A, 마그네슘, 비타민 B12, 엽산, 호모시스테인, 아연, 구리 등이 있다.
반면 혈액 속 칼슘 수치의 경우 좋은 지표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혈중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면 뼈에서 칼슘을 꺼내오기 때문이다.
즉 혈액검사에서 칼슘이 정상이라고 해서 몸 전체의 칼슘 상태가 충분하다는 뜻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비타민 C도 마찬가지다.
영양소가 일을 하고 존재해야 할 곳은 뼈, 근육, 조직, 세포 속인데 혈액에 돌아다니는 영양소만 보고 충분한지 여부를 알 수는 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복잡한 사실이 있다.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최소 40가지 이상의 미량영양소(micronutrients)를 필요로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기능에 관여한다.
이들은 효소(enzyme)의 보조인자(cofactor)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자면 효소가 제대로 일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helper)들이다.
이러한 미량영양소가 없으면 효소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영양 결핍은 단기간에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
대신 조금씩 몸 상태를 악화시키고, 결국 질병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각각의 약물의 작용을 연구하는 약리학에 익숙한 현대의학 의사들을 또 헷갈리게 하는 것은, 영양소는 각각 따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팀처럼 함께 작동한다.
따라서 어떤 영양소는 충분하지만 다른 영양소가 부족하면 전체 과정은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철분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구리가 필요하다.
철분은 충분해도 구리가 부족하면 철분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콜라겐이 아무리 많이 존재해도 비타민 C와 아연, 구리가 없으면 콜라겐은 합성되지 못한다.
또 다른 예로 갑상선 기능에서는 요오드가 있어야 T4를 만들 수 있는데, 셀레늄이 T4를 T3로 전환하는 데 필요하다.
그렇게 전환된 T3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비타민 D도 필요로 한다.
즉 갑상선이라는 하나의 시스템만 보더라도 요오드, 셀레늄, 비타민 D, 모두 함께 있어야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지 요오드 하나만 먹어서 될 일이 아니다.
검사가 완벽하지 않고 우리 몸의 영양 요구량은 복잡하면서도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 가능한 검사들을 활용하는 동시에 흔히 나타나는 영양 결핍 증상들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만약 너무 피곤하고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물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항상 의사와 상담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지만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비타민 B군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마그네슘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비타민 D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를 한 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 D는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분 변화, 뇌 기능과 관련된 증상, 불안, 우울한 기분, 집중력 저하, 브레인 포그(brain fog), 건망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의사가 여러 검사를 시행했는데 별다른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의사는 나이탓이나 기분탓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기억해 두면 좋은 것은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소화력은 20대 때만큼 영양소를 잘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 일부 영양소는 뇌 기능과 인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영양 상태를 더 신경 써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만약 위장 문제가 있다면 역시 먼저 소화기 전문의를 찾아가 검진을 받는 것이 우선이지만 문제는 단순히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E, 비타민 K, 비타민 B군, 혹은 아연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섬유근육통(fibromyalgia) 환자들에게서 비타민 D 수치가 매우 낮은 경우가 흔하다.
자주 감기에 걸리거나 쉽게 감염된다면 마그네슘, 비타민 B군, 비타민 C, 비타민 D, 아연, 구리 등이 부족할 수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만병통치약이란 뜻은 아니다. 그저 우리 몸의 모든 기능에 필수적인것 뿐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효소 작용과 거의 모든 생화학적 반응에 관여하는것 뿐이다. 생물학이 작동하는 방식일 뿐이다.
현대 의학이 가르치는 사고방식은 “하나의 문제에는 하나의 약”이다.
물론 가끔은 운 좋게 하나의 약이 두 가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혈압약 가운데 일부가 우연히 머리카락이 자라는 효과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건 어쩌다 발견된 긍정적인 부작용일 뿐,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약이라는 공식이 기본적으로 탑재된 의료인들에게는 하나의 비타민이 여러 신체 시스템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바로 그렇게 작동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으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과다 섭취’라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영양소들은 과잉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A, , 비타민 D, 비타민 E, 비타민 K, 철분, 셀레늄, 칼슘은 과하게 복용하면 안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리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영양소 ‘결핍’이 과잉 섭취보다 훨씬 더 흔하다는 사실.
핵심 결론은 이것이다.
#1. 언제나 음식이 우선이다.
보충제는 식사를 대신할 수 없다.
정크푸드를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자유 이용권이 아니다.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먹으면서 보충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된다.
#2. 하지만, 아무리 식사를 잘하더라도 현대의 식품 산업은 영양소의 방정식을 바꾸어 놓았다.
토양은 예전만큼 풍부한 미네랄을 갖고있지 않다. 농산물은 먼 거리를 이동하고, 우리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 며칠, 심지어 몇 주 동안 저장되어야 한다.
#3. 그리고 현대인들은 더 이상 영양소만 섭취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이 처리해야 하는 독소들과 환경적 호르몬을 함께 섭취하고 있다.
그래서 식단과 생활습관이 완벽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기운 빠진 상태로 활력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어쩌면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요구량이 더 많아졌거나, 혹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영양 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영양소와 보충제는 다르다.
영양소는 부가적으로 보충하거나 아니면 말거나 할 대상이 아니다.
선택사항이 아니란 뜻이다.
영양소는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들고, 호르몬을 생성하며, 뇌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고, 면역계를 유지하며,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원재료(raw materials)’다.
그런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시작하면, 아직 심각한 결핍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고, RDA 기준 이하까지 떨어진 것이 아니더라도,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증상이다.
피로, 브레인 포그, 우울한 기분, 회복력 저하, 모발 변화, 충분히 잤는데도 부족한 듯한 수면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목표는 보충제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보충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는 명확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먼저 음식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식생활속 어디에서 영양의 빈틈이 생기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보충제는 유행에 따라 소비하거나 공포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목표가 분명하며, 근거에 기반할 때 활용하면 된다.
이는 영양학적인 측면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무시하는 현대학의 틀을 깨는 변화에 해당한다.
여전히 많은 의사들이 영양제를 값비싼 오줌에 비유하며 평가절하한다.
영양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의약품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의약품에 비해 연구가 덜 되었다.”
“의약품에 비해 근거중심적이지 않다.”
“의약품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
는 식의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을 비난할 필요는 없고, 환자의 이야기를 무시할 필요도 없다.
현재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고 논의를 이어나가면 된다.
너무나 많은 환자들이 실제로는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질문해도 된다.
기존의 가정과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해도 된다.
과학과 비판적 사고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도 없다.
계속 질문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해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 나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