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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조원 어치 샀다, 정부도 검토···’먹는 코로나 치료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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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선구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다 현재 다국적제약사 MSD(Merck Sharp & Dohme Corp·미국 머크)사가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1조 원대 규모의 선 구매 계약을 체결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해외 치료제 선 구매 검토를 진행 중이냐’는 물음에 “외국에서 개발되는 치료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MSD에서 개발하는 약품도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MSD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한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몰누피라비르, 바이러스 복제 막아

MSD에 따르면 미 정부와 12억 달러(한화 1조 3000억원 상당) 규모의 몰누피라비르 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MSD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얻는 즉시 170만명분을 공급하게 된다. 미국이 발 빠르게 계약에 나선 이유는 뭘까. 몰누피라비르는 항바이러스제다. 바이러스는 통상 몸 안에 들어가 복제를 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데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RNA에 삽입돼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 오류를 일으킨다. 바이러스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죽게 하는 기전을 활용해 감염을 막는 방식이다.

지난 3월 공개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외래 환자 202명 중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47명은 5일 후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복용하지 않은 사람 25명 중 6명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MSD 측은 안전성에서도 큰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202명 중 4명에게서 중증 부작용이 수반된 것으로 보고됐지만, 약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았다고 했다. 현재는 약 1550명 규모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긴급 사용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연말까지 약 1000만명분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구형 치료제, 복용 편하고 효과 좋아

의약계에서는 몰누피라비르가 상용화될 경우 2009년 신종 플루 당시 먹는 치료제 타미플루가 등장했을 때처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항체치료제는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정맥 주사인 데 반해 몰누피라비르는 복용이 간편한 알약 형태이기 때문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번 5일 동안 복용하게 된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비교적 의료체계가 잘 갖춰 있지만 외국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의료비가 비싸다”며 “환자가 직접 먹는 약이 시중에 나오면 접근성이 쉬워져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바이러스를 제어하는 데에도 기존 근육주사보다 경구약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보통 점막을 통해 들어오는데 경구약을 복용하게 되면 점막 면역이 더 잘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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