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탄고지, 또는 케토 유사 식단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며 큰 화제가 되었던 논문입니다.
[2024년 3월 미국 심장학회 저널]
https://www.jacc.org/doi/10.1016/j.jacadv.2024.100924
이 연구에서 저탄고지 식단 그룹은 LDL과 ApoB 수치 모두 높았는데, “포화지방 줄이고 LDL 낮추면 심혈관 사고를 예방 할 수 있다”는 기존 심장학회의 입장에 딱 들어맞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연구에서 정의하는 ‘저탄수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 25% 미만이었습니다.
이건 실제 저탄고지 식단이나 케토 식단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런 기준이면 맥도날드 메뉴를 먹고도 저탄고지 식사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연구에서 식이 데이터를 수집한 방식이 단 한 번의 24시간 설문조사로 이루어 졌다는 점입니다.
연구의 저자들 스스로도 이 방법이 기억 오류와 측정 오류에 취약하다고 인정하고 이를 논문에 표기했습니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두 번으로 늘렸더니 결과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해졌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에 참여한 그룹은 당뇨와 비만이 많았는데, 이는 명백한 혼란 변수입니다.
그렇다면 LDL 증가폭은 얼마였을까?
불과 3.48 mg/dL 였습니다.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수준입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연구는 의미가 없다’ 거나 ‘무시해도 된다’가 아닙니다.
저탄고지 식단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려는 시도도 아닙니다.
식단이야 뭘 선택하던 상관없어요.
각자 개인에게 필요한 식단, 잘 맞는 식단은 그때그때 다르고 필요에따라 취사 선택하는 유연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사외에 수면, 운동같은 다른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낮은 정신건강 상태가 100배, 1,000배 더 중요합니다.
제가 이 연구를 거론하는 이유는, 이런 연구들이 발표 되었을 때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기득권 의료계의 관행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과학적으로 매우 빈약한 논문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퍼졌고, 기존의 “LDL=나쁘다”는 내러티브를 강화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논문을 볼 줄 알텐데도 불구하고 많은 의사들이 이를 인용합니다.
근거가 빈약한 연구일지라도 LDL이 조금만 올라가면 크게 보도되지만, 강력한 임상시험이라 할지라도 반대되는 결과라면 언급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정직하게 과학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기존의 정해진 내러티브를 밀어부치기 때문입니다.
그 주체가 특정 세력일수도 있고 확고한 믿음의 의사일 수도 있습니다.
진실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복잡하고, 때로는 불편합니다.
과학 vs 과학주의
https://cafe.naver.com/drjoshuacho/173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