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에 붙어 있는 스티커 숫자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도 비슷한 영상들이 돌아다닙니다.
저도 이미 2013년도 (무려 10년 전)에 관련 내용을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이 숫자들을 열심히 살펴봐야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단, 요즘 나돌아 다니는 수입과일 스티커에 대한 정보는 나름 ‘정확’합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숫자의 시작 번호에 따라 과일, 채소 종류가 분류됩니다.
3으로 시작되는 네 자리 숫자는 방사선조사 식품(Irradiated Food), 4로 시작하는 네 자리 숫자는 전통 재배 상품(Traditionally Grown), 8로 시작하는 다섯 자리 숫자는 유전자변형식품(Genetically Modified Food), 9로 시작하는 다섯 자리 숫자는 유기농(Organic) 상품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은 PLU 코드라고 해서, 품목별 재고 정리와 가격 정리의 편리성을 위해 고안된 번호입니다.
즉, 마트에서 일하기 좋으라고 개발된 시스템입니다.
그렇다 보니 강제성이 전혀 없습니다.
강제성이 전혀 없다 보니 유기농 작물 생산자들은 자랑스럽게 9로 시작하는 숫자를 부착하는 반면, GMO 유전자 변형 작물 생산자들은 8로 시작하는 스티커 사용을 거부하거나 그냥 아예 무시하고 다른 네 자리 숫자를 부착합니다.
3이나 4로 시작하는 스티커 중에도 GMO 상품이 즐비하다는 뜻이요, 8로 시작하는 다섯 자리 스티커는 마트에서 절대 찾아볼 수가 없다는 말씀 되겠습니다.
그러니, 숫자를 보고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속는 거죠.
좋은 정보이긴 하지만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인류를 먹여 살릴 안전한 GMO 기술이 자랑스럽다고 하면서도 농산물 생산자들은 스티커도 부착을 꺼리고, 식품 업계는 GMO 표기 의무화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내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