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과학 근거 유지”… 예방접종 축소한 CDC 지침과 정면 충돌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상반된 소아 백신 권고안을 발표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AP는 7일(현지시간)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A형·B형 간염, 로타바이러스, 독감, 수막구균 질환 등을 포함해 총 18개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기존과 같이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CDC가 이달 초 소아 백신 권고 대상을 11개 질병으로 축소하고 일부 백신을 고위험군 아동에게만 권장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앤드루 레이신 AAP 회장은 “AAP는 과학에 근거해 영유아·아동·청소년의 건강에 가장 이로운 예방접종 권고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와일 코넬 메디슨의 소아과 전문의 아만다 크래비츠 박사는 “AAP는 수십 년간 유지해온 기존 소아 백신 일정과 동일한 권고를 하고 있으며, AAP 기준에서는 백신 스케줄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AAP와 CDC는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Hib), 폐렴구균, 소아마비, 홍역·볼거리·풍진(MMR),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수두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CDC는 코로나19, 독감, 수막구균, A형·B형 간염 백신에 대해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부모와 의사가 함께 결정하는 ‘공동 임상적 결정’에 맡기도록 했다.
AAP는 CDC의 최근 변경을 “위험하고 불필요하다”고 비판하며, 새 CDC 지침이 오랜 의학적 근거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CBS 뉴스 의료 기고자인 셀린 군더 박사는 “AAP와 CDC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갈라선 것은 전례 없는 일이며, AAP의 새 지침은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유지되던 기존 CDC 권고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개정된 CDC 지침은 아동을 중증 질환으로부터 보호하면서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으며, 크래비츠 박사는 CDC가 광범위 권고에서 제외한 독감·코로나19 백신도 부모가 원하면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CDC가 지난해 12월 출생 후 24시간 이내 접종하던 B형 간염 백신을 산모가 음성인 경우 2개월로 늦추는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더욱 커졌으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HHS 장관은 “백신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독감 백신 접종자 감소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언급해 추가 논란을 불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