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암 발병이 증가했다는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데이터를 분석한 국내 연구를 소개해 드렸는데
언론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을거고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반론과 비판이 거셀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해외와 국내 모두, 소위 전문가들의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와 국내 분위기에서 한가지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해외에서는 이 연구의 조회나 인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일반인들도 공유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일반인들은 관심이 없고, 의료계에서는 비판 여론만 훨씬 더 우세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연구를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의 긍정적 가치’를 평가하는 의견도 동등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국내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대한민국만 갈라파고스 느낌?)
코로나 당시 백신 접종을 독려했던 대표적인 스피커 중 한 명이었던 정재훈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이 연구의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선택 편향과 감시 편향, 추적 기간의 한계, 누락된 변수 등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며 반론했는데, 이 연구만 특별히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이런 연구들의 공통적인 한계입니다.
정재훈 교수의 반론 몇가지를 언급하자면,
선택 편향 (Selection Bias)
접종군은 과거 암 환자를 제외했는데 비접종군에서는 불완전할 가능성이 커서 비교 집단간의 출발선이 달라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건데,
이는 가능한 지적이지만 추측입니다.
감시 편향 (Detection Bias)
백신 접종자가 의료기관 방문 빈도가 높아 그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암이 더 빨리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인데,
이 또한 그럴수도 있다는 추측입니다.
추적기간의 한계
대부분의 고형암이 발생하기까지 수 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연구의 1년 추적은 너무 짧아서 인과 관계를 논하기에 부적절하고 신규 암 상당수는 이미 접종 전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인데,
이 또한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고 처음부터 <인과관계>를 입증하려는 연구가 아닌데 쓸데없는 태클입니다.
누락된 변수
흡연, 음주, 비만, 암 가족력과 같은 다른 주요 요인이 빠졌다는 지적인데,
한마디로 “백신 말고도 원인 많지 않냐?” 누가보면 백신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인줄 알겠어요.
그 밖에도 몇 가지 지적들이 더 있는데 사소하고 잡스러워서 생략하겠습니다.
정재훈 교수는 반론글에서 밝히길 “이 연구는 백신 접종과 암 진단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이는 인과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통계적 연관성> 만큼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내용은 통계적 인과성 조차도 흠집내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혹시라도 이 연구를 인과적 결론으로 받아들일까봐 단속하는 모양새인건 알겠는데, 이게 쓸데 없는 말인 것이 연구의 저자도 그렇게 말합니다.
“이 결과는 연관성만을 보여주었으며, 인과성을 증명한 것은 아니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명확히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정재훈 교수의 반론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연구는 실제로 설계 한계가 크기 때문에 과학적인 관점에서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타당합니다.
이 연구만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라 이런 종류의 모든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한계입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재훈 교수의 지적은 과도하게 방어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설계 한계가 있는 <백신 긍정적>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덜 공격받는 경향이 있고, <부정적 결과>를 내는 연구들만 더 강하게 반박하기 때문입니다.
부정할수 없는 사실은 제약회사와 가까운 연구자와 기관들은 <인과성 없음>을 더 강하게 강조할 충분한 동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 연구는 엄청난 자금과 정책적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배경에서 백신에 불리한 결과는 더 강한 검증과 비판/반론에 직면합니다.
정재훈 교수는 본인이 전면에 나서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유하던 당시, 코로나로 인한 사망 위험 통계를 고의로 왜곡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그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과학 논문을 둘러싼 해석과 비판은 항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백신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주제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원래 논박하고 다투면서 과학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끼리 싸우게 놔두면 됩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 대한 정재훈 교수의 반론이 생산적 가치가 전혀 없고 흠집내기로만 보이는 이유는,
어차피 이 연구가 애시당초 <인과성 입증> 연구도 아니고 저자도 논문에서 밝혔듯 <가설 생성용>연구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하고 추가 연구에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것이 건설적인 태도라 할 수 있는데, 과도하게 방어적인 태도를 봤을때 추가 연구에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연구를 떠나서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은 최근 암환자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의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로 “요즘 주변에 암 환자가 너무 많다”고 합니다.
이걸 ‘증거’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단순히 ‘착각’으로 치부할 수 도 없는 것이, 사람들이 ‘체감’한다는 건 그 자체로 사회적 신호(signal)입니다.
학문적으로는 이런 집단적 체감이 새로운 가설(hypothesis)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무시해도 되는가?
무조건 ‘느낌일 뿐’이라고 무시하는 건 과학적 태도가 아닌것은 분명합니다.
느낌만으로 결론을 내리자는게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접근은 체감을 가설로 존중하면서, 실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전문가들이 그럴 마음이 있냐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이 연구의 저자가 천은미 교수라서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천은미 교수는 팬데믹 당시 앞장서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정작 본인은 1회 접종 후 부작용이 심해서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서 더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천은미 교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대신해서 변명 할 입장도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는대로 변론을 하자면,
당시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잠시나마 백신에 희망을 걸었지만 정작 본인이 접종 후 죽을 고생을 하고 이재갑 교수와 정재훈 교수에 맞서면서 백신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다가 내부에서는 엄청난 공격을 당했고,
정부에서는 천은미 교수의 허락없이 사진을 도용해서 접종 홍보대사로 알리면서 불필요한 비난들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 백신의 도입이 늦어지고 접종을 늦게 시작하게 된 점이 아쉽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고, 동시에 정부가 백신 접종 부작용과 안전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는데,
문체부는 인터뷰의 내용를 축약해서 ‘백신 빨리, 많이 접종하는 게 중요’ 라는 문구로 천은미 교수의 사진과 함께 카드뉴스로 제작해서 배포한 것입니다.
천은미 교수는 이번 연구 과정에서 사비를 털어 건보 자료를 구입해서 작년부터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해요.
하나님께서 본인이 부작용을 겪게해서 모든 사람에게 알리라는 의사로서의 의무를 주셨다고 믿고 일하는데, 논문 발표 이후 대적하는 메일이 엄청 오고 있다고 합니다. T-T



